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국내 최초로 발생한 니코틴 살인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며 안방극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소름 돋는 범죄의 타임라인이 공개되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난 7일 방송된 ‘꼬꼬무’ 187회는 ‘비밀의 집-남양주 니코틴 살인사건’ 편으로, 이야기 친구로는 가수 보아와 하동균, 아스트로 멤버 산하가 출연해 장현성, 장성규, 장도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방송은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3.1%를 기록했으며,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1.4%로 동시간대 1위는 물론 목요일에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정상에 올랐다.

사건은 2016년 봄, 경기도 남양주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되었다. 평소 지병 없이 건강했던 50대 남성 오 씨가 자신의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시신에는 어떠한 외상도 없었고, 경직도 진행되지 않은 평온한 모습이었다. 최초 부검 결과는 관상동맥 경화에 의한 허혈성 심장질환, 즉 일반적인 병사로 나왔다. 하지만 비흡연자였던 오 씨의 혈액에서 치사량에 해당하는 니코틴과 함께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사건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단순한 병사가 아닌, 계획된 살인일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집에는 외부 침입의 흔적이 전혀 없었고, 현장에는 아내 송 씨와 지적 장애를 가진 그녀의 딸만이 있었다. 형사들의 의심이 시작된 것은 송 씨의 상식 밖의 행동 때문이었다. 그녀는 남편의 죽음을 발견하고 경찰이나 119가 아닌 상조 회사에 가장 먼저 연락했다. 이야기 친구들은 시작부터 경악했다. 하동균은 “미쳤네”라며 짧은 탄식을 뱉었고, 산하는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나”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송 씨의 기행은 계속되었다. 그녀는 남편이 사망한 지 불과 3일 만에 퇴직금 액수를 확인하고, 부검과 화장을 서둘러 마쳤다.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남편 명의의 예금을 모두 해지하고 자동차 명의를 이전했으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심지어 함께 살던 아파트의 명의를 바꿔 매각까지 끝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남편의 장례가 20년 지기 친구들에게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비밀리에 치러졌다는 점이다. 그 사이 송 씨는 자신의 내연남 황 씨에게 1억 500만 원을 송금했다. 보아는 “이건 너무 계획적인 살인”이라며 “악질 중의 악질”이라고 분노했고, 하동균은 “이게 가능한 일인가”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사람은 재혼 부부였다. 미혼이었던 남편 오 씨가 딸 둘을 둔 송 씨와 만나 가정을 꾸린 것이다. 하지만 결혼 생활 내내 송 씨는 오 씨에게 끊임없이 돈을 요구했다. 보아는 “내 친구가 저런 상황이라면 손목을 잡고 동사무소에 데려가 이혼시켰을 것”이라며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망 두 달 전,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혼인신고 서류의 증인은 내연남 황 씨였고, 신고 당시 오 씨는 그 자리에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실혼 관계였던 두 사람이 법적 부부가 되면서 송 씨는 남편의 모든 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합법적으로 얻게 된 것이다.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 결과 2억 원 상당의 중국 위안화와 결혼반지 등이 발견되었다. 범행 후 해외로 도피할 자금을 미리 준비한 정황이었다. 황 씨는 필리핀에 머물다 자진 귀국 형식으로 입국해 공항에서 체포되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 없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해 모두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정황 증거들을 모두 인정하고 두 사람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무고한 죄인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는 것 역시 막아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보아는 “속이 시원하다”며 안도했다.
이 사건은 국내 최초의 니코틴 살인 사건으로 기록됐고, 이후 니코틴 취급에 대한 규제 기준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방송 말미, 산하는 세상을 떠난 아스트로 멤버 故 문빈을 떠올리며 울컥했다. 그는 “남겨진 사람들이 얼마나 마음 아팠을까 생각한다. 그곳에서는 이루고 싶었던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며 피해자를 애도했다. 하동균은 “제발 범인들 머릿속에 ‘안타깝게 실패했다’는 생각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주 작은 죄책감이라도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