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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거창 산양삼 생선구이·오방색 국수·꽃강정 편

김민주 기자
2026-04-25 17: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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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경상남도 거창군 편, 맛집 · 명소  

'동네한바퀴' 이만기가 경상남도 거창군의 거창별바람언덕, 노각나무 산지, 오방색 국수 가족, 거창창포원과 수승대를 비롯해 봄날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본다.

웅장한 산세와 수려한 계곡, 넉넉한 들판이 어우러진 경상남도 거창군은 예부터 시인과 묵객의 발길을 붙잡아온 고장이다. 숲과 물길이 가까운 이곳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잊고 있던 행복을 되찾고, 각자의 자리에서 환한 봄날 같은 삶을 다시 피워 올리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조용히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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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행복은 멀리 있는 거창한 이름이 아니라, 바쁘게 지나오며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삶의 곁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시간이다. KBS 1TV '동네 한 바퀴' 367회는 봄빛 완연한 거창 곳곳을 걸으며, 자연이 건네는 위로와 사람들의 단단한 인생 2막을 차분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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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별바람언덕 '동네한바퀴' 

해발 900m 고원의 인생 샷 명소, 산줄기가 감싼 하늘 위 산책길

'넓고 큰 밝은 들'이라는 이름처럼 시원한 풍광을 품은 거창의 중심에는 해발 900m 고원 위에 펼쳐진 거창별바람언덕이 있다. 지리산과 덕유산, 가야산의 웅장한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선 이곳은 탁 트인 전망과 함께 누구나 편히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3.5km 무장애 나눔길이 어우러져 자연과 사람이 다정하게 만나는 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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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거창 9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언덕은 거창의 봄을 가장 먼저 가슴 깊이 들이마실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높은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끝없이 이어진 하늘을 마주한 이만기는 거창 방문의 해를 맞아 더욱 빛나는 명소의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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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모리산 노각나무 '동네한바퀴' 

노각차와 금수목, 한 그루의 나무에 인생을 건 남자, 권영익 씨의 봄날

거창군 북상면 모리산 깊은 골짜기에는 노각나무의 단아한 자태에 매료돼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꾼 권영익 씨가 산다. 그는 14년 전 우연히 마주한 노각나무의 매력에 빠져 직장 생활을 뒤로하고 산에 들어왔고, 이후 자생지를 복원하며 잊혀가던 노각차의 맛을 다시 살려내는 일에 오랜 정성을 쏟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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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노각차 

나무껍질이 비단처럼 곱다 하여 금수목이라 불리는 노각나무는 그에게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인생 2막을 함께 걷는 벗이 되었다. 일 년 가운데 가장 좋은 찻잎을 얻을 수 있는 짧은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산을 오르내리며 잎을 따고 덖는 그의 손끝에는, 치열했던 도심의 시간을 지나 마침내 찾아온 가장 눈부신 봄날의 평온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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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오방색 국수 '동네한바퀴' 

오방색 국수, 아버지의 집념이 불러 모은 가족의 한 그릇

거창에는 40년 세월 동안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국수를 지켜온 김현규 씨 가족이 있다. 대기업 라면 공장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수 사업에 뛰어든 그는 자동화 물결 속에서도 살아남을 길을 찾기 위해 원물을 직접 가공해 색과 향을 살린 오방색 국수를 만들어냈고, 손으로 여러 번 되감아 면의 탄력과 식감을 지켜내는 옛 방식을 끝내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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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오방색 국수 

볕 좋은 건조실에서 60시간 넘게 천천히 말려낸 면발에는 한라봉과 부추, 비트 같은 자연 재료의 빛깔과 향기가 오롯이 배어 있다. 몇 해 전 큰딸이 아버지 곁으로 돌아와 정착한 뒤 사위들까지 힘을 보태며 완성된 가족 군단은, 황혼기에 접어든 아버지의 도전을 함께 끌어안고 국수라는 이름의 든든한 끈으로 서로를 더욱 단단히 묶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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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창포원 '동네한바퀴' 

수몰의 기억 위에 피어난 생태 정원, 100만 본 꽃창포의 봄 잔치

1988년 합천댐 준공으로 수몰됐던 땅 위에 다시 태어난 거창창포원은 아픔을 희망으로 바꿔낸 생태 정원이다. 축구장 66개 규모의 넓은 터에 수변 습지와 초화원, 수목원이 어우러진 이곳은 경상남도 제1호 지방정원이자 거창 남부권 관광벨트의 중심축으로 자리하며 사계절 다른 빛의 풍경을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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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특히 100만 본이 넘는 꽃창포와 지역민들의 손길로 가꿔진 꽃밭은 과거의 상실을 찬란한 봄으로 바꿔낸 시간의 결실이다. 물안개 감도는 황강과 이국적인 열대식물원이 어우러진 창포원에서 이만기는, 수몰됐던 땅에도 결국 다시 꽃은 피어난다는 조용하고도 강한 희망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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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강정 '동네한바퀴' 

꽃강정, 팬지와 비올라를 수놓은 전통 과자, 봄꽃 닮은 부부의 달콤한 인생 2막

거창군 마리면 기백산 자락에는 건강과 삶의 전환점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 신태식, 김민서 부부가 살고 있다. 인테리어 일을 하던 남편의 몸을 돌보기 위해 내려온 이곳에서 부부가 새롭게 붙든 것은 전통 방식의 조청으로 만든 강정이었고, 여기에 아내가 직접 키운 팬지와 비올라를 압화로 말려 얹으며 세상에 하나뿐인 꽃강정을 완성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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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꽃강정 

무료하고 길기만 할 것 같던 은퇴 후의 시간은 강정 위에 꽃잎을 얹는 섬세한 손길 속에서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고단한 세월을 함께 건너온 부부는 바삭하고 달콤한 강정처럼 서로의 남은 인생을 다독이며, 환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봄날의 식탁을 매일 새롭게 차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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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승대 '동네한바퀴' 

근심을 잊게 하는 절경, 선비의 발자취가 머무는 거창의 풍경

덕유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길이 너럭바위를 감싸며 흐르는 수승대는 거창을 대표하는 절경 가운데 하나이다. 삼국시대에는 신라로 떠나는 백제 사신을 근심 속에 보내던 수송대라 불렸으나, 퇴계 이황의 글 한 수를 계기로 근심을 잊고 더 나은 경지로 나아간다는 뜻의 수승대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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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계곡 한가운데 놓인 거북바위와 그 위에 새겨진 선비들의 시문은 이곳에 오래된 사유의 향기를 더해준다.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장쾌한 풍경 속에서 이만기는, 근심을 잠시 내려놓고 삶을 한 칸 더 깊게 바라보게 하는 거창의 오래된 품격을 천천히 음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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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삼 생선구이 '동네한바퀴' 

김해의 바다와 거창의 산이 만난 한 상, 모자가 완성한 따뜻한 봄밥상

금원산 자락 아래에는 거친 세월을 이겨내고 가장 따뜻한 시절을 일구고 있는 김권하 씨와 아들 이도감 씨가 산다. 서른다섯에 남편을 잃은 뒤 두 자녀를 홀로 키우며 숱한 생업을 견뎌낸 어머니는 우연히 반한 거창 풍경에 터를 잡았고, 그런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내려온 아들은 어머니의 손맛에 거창의 산양삼을 더한 특별한 생선구이 한 상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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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산양삼 생선구이 한 상 

산양삼으로 생선을 숙성한 뒤 뜨거운 화덕에 정성껏 구워내는 밥상에는 김해 바다의 풍미와 거창 산골의 영양, 그리고 모자가 함께 버텨낸 세월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굴곡진 삶을 따뜻한 한 끼로 빚어낸 이들 앞에서, 거창은 더 이상 잠시 머무는 타향이 아니라 어제를 위로하고 내일을 피워내는 다정한 안식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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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열 독림가 '동네한바퀴' 

반백 년 세월로 일군 푸른 숲, 산을 살리고 삶을 지킨 노부부의 집념

남덕유산 능선 위에는 50년 넘는 세월 동안 헐벗은 산을 울창한 숲으로 바꿔낸 유형열 씨의 인생이 고스란히 쌓여 있다. 해외에서 본 푸른 산과 대비되는 조국의 황폐한 산야에 깊은 충격을 받은 그는 연구원의 길을 내려놓고 산으로 들어와 낙엽송과 잣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그 세월은 마침내 거대한 녹색 숲으로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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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아내 신연숙 씨 역시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남편과 함께 산에 들어와 긴 시간 묵묵히 곁을 지켰다. 여든이 훌쩍 넘은 지금도 날마다 산을 오르며 숲을 돌보는 노부부의 집념은, 전쟁의 상흔으로 메말랐던 산을 다시 살아 숨 쉬게 한 가장 거창하고도 아름다운 봄날의 증거가 되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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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거창군 편 

산자락마다 연둣빛이 짙어지고 계곡마다 봄물이 차오르는 계절, 거창의 들과 숲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도 다시 살아갈 힘을 길어 올리는 사람들의 온기가 가득하다. KBS 1TV '동네 한 바퀴' 367회 '거창하다, 우리의 봄날 경상남도 거창군' 편은 2026년 4월 25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방송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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